(몇 개 더 사와야겠다.) 은 역시 내가 없으면 안 된다. 애기라서 걱정이 투성이다. 애기니까 배배를 먹여야겠다. 피곤했는지 착각한 여신은 아침부터 차를 놓쳤다. 다행히 좋은 터미널 아주머니덕에 최악의 상황은 피했나보다. 그렇게 여신은 하루의 시작부터 일진이 좋지 않을 뻔했으나 마무리는 치킨과 불닭볶음면으로 잘 끝낸듯 보인다. 여신이 오늘 집에 와서야 지난 이틀간의 일을 어머니께 이야기한 모양이다. 어머니가 여신에 대한 칭찬을 인사치레라고 하셨나보다. 하지만 오랫동안 Y사모님을 본 내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그건 진심이셨다. 감탄도 섞여있는 것 같았다. 과제와 시험이 남았지만 토요일 저녁치고는 무언가 편안하다. 참 오랜만이다.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..
에게 나중에 엄마가 만들어줄거라며 아버지가 찍어서 보여주란다. 여신은 오늘 또 다시 지난번과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. 약속 직전에서야 만나지 못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. 착한여신은 그걸로 친구를 나무랄 성품의 사람이 아니다. 남자친구인 나로서는 그래도 화난다. 여신이 추운데 수원까지 갈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어졌다. 동생 J에게 부탁해 짐을 다 집으로 보낸 여신에게 이불과 베개를 전달하도록 했다. 그김에 여신과 전화를 맘놓고 붙들고 있을 수 있었다. 간만에 여신과 처음 데이트하던 때도 떠올리고, 오늘 약속이 파투난 것을 위로해본다. 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- 성공.
이 과제부터 수업까지 바쁘게 하루를 보낸 오늘 본의아니게 함께 동문회 송년회를 참석했다. 우리도 동문이기에 가지 못할건 없다. 사실 계획에 없었으나 엄마의 성화에 못이겨 갔다. 여신이 꽤 보고 싶으셨나보다. 학교 합창단도 참여했다. 역시 동아리들어가기보다 Y대 가기가 더 어렵다. 짐을 챙겨 여신을 두고 가기가 미안한 찰나에 아버지가 차 한 잔을 하자고 하신다. 역시 여신이랑 같이 얘기라도 하고 싶으신게 분명하다. 그래도 여신이 재밌게 같이 있어줘서 참 고맙다. 송년회가 끝나고 갑작스런 J목사님의 기도에 여신과 나 둘다 어리둥절했지만 그래도 나쁘진 않았다. 센스있으셨다. 여신은 내일 또 친구들과의 송년회를 보내고 온단다. 더 추워진다는데 걱정이다. 꽁꽁 싸매고 갔다오길 바란다. ---------------..